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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

경제이슈

by routinereview 2020. 6. 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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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의 자본과 이데올로기

<21세기 자본>으로 세계적 스타 경제학자로 부상한 토마 피케티의 화제의 신작 <자본과 이데올로기>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됐다.

프랑스어 원전을 저본으로 삼았으며, 전체 분량은 <21세기 자본> 보다 500쪽 늘어난 1300쪽이다. <자본과 이데올로기>21세기 현재 전 세계가 당면한 심화된 불평등 근원을 무수한 정치 사회 경제적 역사 자료와 통계 데이터를 통해 추적하며 더 정의로운 미래 사회를 향한 대안을 그 결론으로 제시하는 책이다.

또 현시대 세계 정치 경제의 도저한 흐름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탁월한 사회과학 분석서이기도 하다.

경제학자 이정우는 해제에서 이 책을 다 읽고 덮으면서 드는 생각은 문사철의 위력이다. 보통 경제학자들의 전문적 기술적 저서에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역사적 통찰력을 이 책은 독자에게 선사하다”라고” 평했다.

한 사회 내부 혹은 국가 간 정치적-이데올로기 갈등과 이것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역으로 경제가 사회의 정치적-이데올로기적 구조에 작용하는 힘을 놀라울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해나가는 이 책은, 현재 우리가 속한 체제와 역사가 보다 평등한 쪽으로 진화할 수 있는 다양한 궤적과 그 분기들의 가능성을 각 장에서 타진해 보고 있다.

유럽연합의 정치경제적 위기, 트럼프로 상징되는 미국식 토착 주의,, 러시아와 중국의 초중앙집권적 과두지배와 이들이 자본주의와 결탁한 모종의 방식, 인도와 브라질의 더 나은 민주사회로의 진화 가능성,, 공산주의 몰락 이후 혼탁해진 동유럽 국가들의 정치 경제 등에 대한 방대한 서술은, 현재의 시점에서 과거와 미래를 역동적으로 오가는 최대치의 사회과학적 역량과 스테일을 보여준다.

<21세기 자본>이 자본주의에 내재한 불평등의 경제적 동역학을 분석한 책이라면, <자본과 이데올로기>는 사회 불평등을 정당화 혹은 자연화하는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동역할을 분석한다.

이를 위해 피케티는 불평등주의체제와 소유주의 이데올로기라는 두 개의 핵심 개념을 축으로 역사 속 다양한 사회들을 역사 자료와 통계 데이터로 종횡한다. 이로써 그가 궁긍적으로 드러내고자 하는 바는 현대의 극단적인 부의 집중과 불평등이 고정불변일 수 없다는 점이다.

피케티는 1980년대 이후 증대된 21세기 현재의 불평등이 11차 대전 발발 직전 최고조에 달했던 벨 에포크 시기와 비견될 만큼 심화되어 가고 있으며, 공동선을 명분으로 정당화되기가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본다.

즉 뉴딜정채고가 소득과 자산에 대한 강력한 누진세가 불평등을 완화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끌었던 20세기 중반 이후, 레이건과 대처로 상징되는 보수혁명을 거쳐 사적 소유에 대한 절대적 신성화를 기반으로 한 소유주의 이데올로기가 다시 강력하게 부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선형적이지 않을지언정 인류의 진보를 향해 진전되어 왔다. 피케티는 한 사회의 불평등은 그 사회의 정치와 이데올로기를 통해 정당화되고 고착된다고 하지만, 사회를 다른 형태로 전환시키는 힘이기도 하다는 것을 역사적이고 경제학적 연구를 동원해 매우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피케티는 서문에서 불평등은 경제적인 것도 기술공학적인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데올로기적이고 정치적인 것이다. 이것이 분명 이 책에 제시된 역사 연구의 뚜렸한 결론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21세기 자본>이 불평등과 재분배를 둘러싼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진화를 일종의 블랙박스처럼 다룬 한계를 지녔다고 자평하는 피케티는 <자본과 이데올로기>에서 이를 정면에서 다루고자 한다.

따라서 이 책이 보여주고 자하는 것이 불평등이 경제 논리에 따른 필요가 아니며 사회의 지배 이데올로기와 정치적 세력균형에 따라 형태를 달리해 진화해왔다는 점이다.

1부는 사회적 불평등과 그 정당화의 기원을 이룬다. 특히 근대 이전의 전사-사제-3신분으로 이뤄진 삼기능적 신분사회가 프랑스혁명이라는 단절을 경유해 19세기 서유럽에서 만개한 소유자 사회로 전환되는 과정을 기술한다.

2부는 유럽 결강의 제국적 식민주의를 통해 한 사회의 불평등이 그 내부와 외부를 가로지르며 전개되는 모습을 기술하는데, 특히 식민지배의 종언에서 유럽 국가들이 가장 공을 들인 것이 식민지 피지배 노예에 대한 배상이 아니라, 유럽인 노예소유자들에 대한 배상이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적소유가 불가침의 신성한 권리와 완성되는 데는 정치체제와 소유 체제가 불가분의 관계로 부단히 연결되어오 ㄴ역사적 과정이 놓여 있다는 것이다.

피케티는 책에서 브라만 좌파와 상인 우파를 말한다. 브라만 좌파는 학력 지식 인적자본 축적을 지향한다. 상인우파는 무엇보다도 화폐 금융자본의 축적에 의거한다.

이들이 특정 지점에서 분쟁을 겪을 수도 있다. 브라만 좌파는 예컨대 고등학교, 그랑제콜, 그들이 애착을 갖는 문예 제도에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상인 우파보다는 좀 더 높은 세금을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두 진영 모두 현행 경제체계와 경제금융 엘리트에게만큼이나 지식인 엘리트에게도 사실상 매우 큰 이득이 되는 현제의 세계화 양상에 대한 강한 애착심을 공유하다.

부의 대물림과 초집중을 해소할 방안은 무엇일까. 이 책 4부 마지막 17장은 이런 물음에 대한 피케티의 답과 제창하는 참여사회주의 실현에 관한 일종의 사고 실험을 담고 있다.

열린 토론을 전제하며 피케티가 제시하는 몇가지 중 핵심적인 안은 사회적 일시 소유와 사회 연방주의다.. 사회적 일시 소유는 재산세나 토지세 같은 사적 소유에 부과되는 모든 세금을 누진 소유세로 통합해 개별적인 부의 대물림을 막고 사회적 상속을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관계로서의 사적 소유 개념을 전면화하자는 방안이다.

누진소유세는 유럽 성인 평균 자산의60%에 해당하는 12만유로(약 1억6천만원)을 25살이 되는 청년에게 지급될 자본의 재원으로 예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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