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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차이나 2020

경제이슈

by routinereview 2020. 6. 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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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3월 말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본격 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미래 전망은 장밋빛 일색이었다. 빠르면 2030년을 전후해 중국이 경제 총량에서 미국을 제치고 GI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2012년 11월 집권한 뒤 줄곧 중국몽을 강조해 왔고, 지금은 대국굴기는 말할 것도 없고 리하이러, 워더궈(대단하다, 우리나라)라는 국뽕 냄새 물씬 풍기는 구호가 만연하는 상황이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그런 장밋빛 전망은 급격히 부정적인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결정적 원인은 무역전쟁에서 장기전 양상으로 들어간 미국과의 갈등 때문이라고 할 것이다. 중국의 이런 총체적 난국에 그동안 축적되어 온 내부적 문제들이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이 문제들이 무역전쟁의 여파로 동시다발적으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양심적 오피니언 리더들이 아슬아슬한 심정으로 지켜봐 온 중국의 약한 고리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으로 보면 사회 전반적으로 중국이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한국에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초미세먼지 창궐에 따른 도시민들의 행복감 저하,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일본이 혹독하게 겪은 바 있는 부동산 버블에 따른 전반적인 주거권 약화, 살얼음판을 걷는 식품안전 문제 등을 보면 확실히 그렇다.

이뿐만이 아니다. 돈 없으면 죽는다는 극단적 표현이 일상이 된 의료 현장의 빈약한 공공서비스와 잊힐만하면 터지는 빈번한 대형 안전사고, 도농 및 빈부 격차 심화까지 더할 경우 중국이 중진국 문턱에 걸린 채 성장통을 호되게 앓고 있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경제 정치 사회적으로 흔들린다는 것이 근거가 빈약한 분석이 아니라 하더라도 중국이 당장 무너지기라도 할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다소 섣부른 면이 있다. 3조 1000여 달러 전후의 외환보유고, 미국으로 하여금 칼을 빼들게 만든 막대한 무역흑자, 전 세계에서 가장 활기차다는 4차 산업 발흥은 여전히 G2 중국의 버팀목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늦어도 2030년이면 중국이 세계 최대의 경제대국이 될 것임을 의심하는 이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분명 바람직하지 못하다. 그러나 명확한 근거 없이 막무가내 식으로 '이제 중국은 없다'란느 주장을 펼치는 것도 곤란하다. 이런 편견과 오해가 고착될 경우 한국과는 일의대수, 즉 미우나 고우나 떼려야 땔 수 없는 관계인 중국의 진면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집단적 우를 범하는 것이고, 이는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것이 불후의 진리로 적용되는 부분이다.

게임의 고수는 절대로 마지막 패를 함부로 꺼내지 않는다. 최후의 한 수를 끝까지 숨기는 법이다. 그렇지 않으면 게도 구럭도 다 잃는 횡액을 당한다 해도 수습할 방법이 없다. 최후의 한 수가 중국의 혐오하는 감정이라면 우리는 이미 모든 패를 중국에게 보여준 꼴이 되는 것이다.

중국의 외교 전략 중 하나로 구동존이(같음을 추구하나 의견이 다른 것은 남겨둠)라는 것이 있다. 공자가 주창한 화이부동(군자는 조화롭게 어울리나 부화뇌동하지 않는다)과 비슷한 개념으로 그야말로 탁월한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중국을 상대할 때 맞는 대응법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패를 구딩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 책은 국익을 위해 더도 덜도 말고 혀냊 중국의 트렌드와 내일의 중국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담긴 내용들이 묵직한 주제의 학술적인 서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지금의 중국을 편견과 오해 없이 이해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너무 중국 낙관론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의식해 책 앞 머리에는 중국인들이 직시해야 할 충고 내용도 많이 담았다. 이 부분은 중국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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