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실험 1
8~11세 아동 4000명을 대상으로 기억력, 집중력, 언어 능력을 조사한 결과 하루에 디지털 기기 사용 시간이 2시간 미만인 아동들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또 휴대전화 외에도 영향을 미친 요인이 한 가지 더 있었는데, 밤에 9~11시간 잔 아이들의 성적이 더 좋았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도 활발했다.
심리실험 2
20대 약 4000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사용습관을 조사한 뒤 1년 동안 이들을 추적 관찰했다. 이 실험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를 특히 더 빈번하게 사용할수록 스트레스가 높고 우울증 증상을 보였다. 미국 심리학회에서도 3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미국의 스트레스라는 이름으로 발표되었고 자주 휴대전화를 본 사람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심리실험 3
불안 민감도가 높은 대학생 그룹을 둘로 나눠 한 그룹은 고강도 운동을 시키고, 다른 그룹은 저강도 운동을 시켰다. 2주 동안 일주일에 세 번, 총 6회의 운동 이후 이들의 불안 민감도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결과는 놀라웠다. 두 그룹 모두 불안 수준이 낮아졌는데, 특히 산책보다 달리기를 한 그룹의 불안 수준이 훨씬 더 낮아졌다.
하루 평균 26000번 터치, 스크린 타임은 3시간 이상, 아침에 눈뜰 때부터 밤에 잠들기 전까지 옆에 없으면 패닉 상태에 빠질 정도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물건, 다름 아닌 스마트폰이다.
쇼핑, 음식 주문, 뱅킹, 주식 교육, 문화생활, SNS 커뮤니티 등 일상을 유지하는 거의 모든 것들을 간편하게 손 안에서 해결할 수 있게 해 준 21세기 최고의 발명품, 불과 10여 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이제 이 물건은 우리 몸의 일부가 되었다고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고 있다. 20세기 최고의 시간 도둑이 TV였다면, 21세기에는 스마트폰이 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휴대가 가능하고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스마트폰은 TV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중독성이 강하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발명품이 우리 몸에, 우리 뇌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 작가이자 정신과 의사, 안데르스 한센은 바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그는 어느 날 좀처럼 책에 몰두하지 못하고 자꾸만 별 이유 없이 스마트폰을 만지는 자기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충격을 받은 나머지 이 문제에 해대 뇌 과학적인 분석을 하기 시작했고, 책을 쓰게 됐다. 저자는 우선 우리가 왜 이토록 스마트폰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그 원인부터 분석한다.
이는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의 영향인데 음식을 먹을 때나 섹스를 할 때 분비되는 이 호르몬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즉 새로운 정보를 입수했을 때도 분비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99.9%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우리는 수렵 채집인으로 살았는데, 새로운 정보에 반응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었기에 아직도 우리 뇌가 수렵 채집인 때의 기능과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우리 가족보다 친구보다 그 어떤 물건보다 더 애지중지하며 거의 24시간을 함께하는 스마프톤이 우리의 건강과 행복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스마트폰은 우리가 과거보다 덜 자게 만들고, 덜 움직이게 만들었으며, 직접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시간을 단축시켰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수렵 채집인의 뇌를 갖고 있는 우리는 충분히 자고 싶은 욕구, 몸을 움직이고 싶은 욕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를 고스란히 갖고 있기에 불면증과 우울증의 폭발적 증가, 청소년들의 집중력 감퇴와 학력 저하 현상, 디지털 치매 등등은 필연적인 결과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이 주제에 대한 전 세계의 수많은 연구결과와 설문 조사, 심리 결과 등이 집대성돼 있는데, 정신과 의사이자 신경 의학자답게 뇌과학 이론을 접목시켜 독자 이해를 돕는 것이 큰 강점 중 하나다.
문제 제기와 이론으로만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디톡스를 해야 할지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는 점에서 뇌과학 건강 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스웨덴에서 8만 부가량 판매됐고, 12개국에 판권이 팔렸으며 국민 건강에 이바지한 개인이나 단체에 주는 상인 2019년 헬스 어워드를 비롯해 6개가 넘는 각종 상을 수상했다.
스마트폰과 SNS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울증과 불면증이 생기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지금 이 현상은 이미 예견도 결과였다. 인터넷이 발명된 이후 미래학자 니컬러스 카를 비롯해 수많은 전문가들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이 현실을 경고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가 교통사고 때문에 자동차를 포기할 수 없듯이 스마폰 부작용과 폐해를 알게 된다고 해서 다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노릇이다.
작가 안데르스 한센은 뇌과학 이론과 함께 해결책에 집중한다. 그는 인간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잠을 잘 자야 하고, 적당하게 몸을 움직여야 하며, 타인과 유대관계를 통해 친밀함을 느껴야 한다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어떻게 하면 이를 실현할 수 있는지 조언한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 세 가지 조건이 왜 우리 뇌에 이다지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평소 우리가 알던 통념과는 사뭇 다른 이야기가 등장해서 주위를 환기한다. 이를테면 우리가 잠을 자야 하는 이유는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잠자는 동안 우리 뇌가 하루 동안 쌓인 단백질 노폐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기 때문이다. 또 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집중력과 기억력에 훨씬 더 큰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도 새롭다. 공부하는 것보다 밖에 나가서 몸을 움직이는 것이 집중력과 기억력에 훨씬 더 큰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도 새롭다.
SNS에서 만난 인간관계가 실제로 만나는 인간관계를 대체할 수 없는 이유는 뇌의 거울신경세포 때문이다. 이 세포는 사람을 직접 대면했을 때 가장 활발하게 발달하는데, 공감 능력과 지적 능력 또한 발달시킬 수 없다는 뜻이다. 작가는 이렇게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은 이야기를 뇌 과학 이론으로 설명하며 우리를 설득시키고, 집중하게 만든다.
그가 제시하는 디지털 시대의 안전수칙을 따라 실천해본다면 더 똑똑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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