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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 풍경에 취해볼까

경제이슈

by routinereview 2020. 6. 1.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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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 풍경에 취해볼까

<옛글의 풍경에 취하다> 맨 앞에 실린 꾸준한 노력만이 길, 사자가 토끼를 잡는 법은 세한도로 유명한 김정희가 어린이 시집에 써준 글이다. 짧은 글에서 추사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꾸준한 노력이다. 글쓰기에는 왕도가 없다. 보고 읽기를 천 번 만 번 하는 것이 최고다. 그래야만 신명의 경지에서 다다를 수 있다. 또 한가지는 최선을 다하는 일이다. 추사는 사자의 사냥법을 예로 든다. 사자는 코끼리를 잡을 때도 전력을 다하지만 토끼는 다할 때야 전력을 다한다. 방심은 금물이다.

시서화의 대가의 말이라고 하기에는 평범하다. 폄범한 그러나 평범 속에 진리가 있다. 중요한 사실은 추사의 말이 자신의 경험에서 우려 나온 체험적 이야기라는 점이다. 추사가 그렇게 살았다. 그는 “70년 살면서 벼루 10개를 갈아 밑창을 냈다. 그리고 붓 1000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하나의 벼루를 얼마나 갈면 닳아 구멍이 뚫릴까.얼마나 붓으로 써대면 붓이 닮아 모지라질까. 추사의 고백은 천재는 99% 노력으로 태어난다는 금언을 상기시켜준다. ‘꼬마 시인들에게 써 준 짧은 글에는 추사의 인생철학이 담겨 있다.

두 번째 글 욕심을 경계하라, 토정의의 진짜 비결은 이지함의 토정유고에 실린 이지함의 이야기다. 57세의 늦은 나이에 포천 현감에 임명된 토정 이지함은 취임 첫날 밥상을 퇴짜 놓는다. 반찬이 적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 아전들은 진수성찬을 차려 다시 올린다. 그러자 토정은 불호령을 물리치고 시래기죽을 올리라고 한다. 백성들과 동고동락 하겠다는 토정의 행정 철학을 보여주는 글이다. 토정비결 저자 정도로 알려져 있는 토정 이지함은 검소, 절제로 유명했다. 이 글은 토정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옛글의 풍경에 취하다는 옛글을 소개하며 그 속에 담긴 의미, 교훈, 철학을 되새기낟. 스스로를 책 읽는 바보로 불렀던 이덕무는 책을 읽으면서 좋은 구절을 뽑고,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은 독서노트를 모아 양엽기를 펴냈다. 양엽은 책을 읽다가 급히 메모할 내용을 나뭇잎에 써 항아리에 넣어두었다는 일화에서 유래했다. 이 책 역시 옛글을 읽으면서 그때그때 뽑은 글을 모았다는 점에서 현대판 양엽기라고 할 수 있다. 옛글을 우리말로 옮기고 독서단상, 교훈, 생각거리 등을 함께 메모했다. 많은 옛글 가운데 선택의 기준은 독창성과 현재성이다. 남들과 다른 생각, 오늘날에도 가치가 있는 글을 위주로 뽑았다.

지전설로 유명한 담헌 홍대용이 금강산으로 가는 사촌동생에게 준 송종 제금 강산서는 금강산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드러낸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당시에도 금감산은 누구나 칭송하는 명산이자 손꼽히는 여행지였다. 그러나 담헌은 금강산이 최고의 명산이 아니며, 기껏해야 중국 태호 정도의 경관을 지닌 산이라고 평가절하한다. 그러면서 남의 말만 믿고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것은 조선의 천박한 습관일 뿐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면서 제대로 안목을 갖춘 사람이 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라고 탄식하며 신화에서 벗어나 자기의 눈으로 금강산을 평가해 보라고 조언한다.

인생을 깨닫다 편에는 침묵의 중요성을 강조한 윤기의 벙어리가 되기로 맹세하다와 장유의 침묵 예찬,자녀교육 방법을 제시한 기대승의 아버지의 가르침, 프로정신을 일깨워준 박제가의 백화 보서,실사구시를 국정개혁 철학으로 제시한 양득중의 등대 연화.스스로 깨치는 공부를 역설한 화담 서경덕의 어린 시절 일화 등이 실렸다.

역사를 돌아보다 편에는 생활 속 작은 예절을 강조한 이덕무의 사소절, 권문세가의 사회적 책무를 역설한 신흠의 구정록, 양반도 노동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는 이항복의 편지글, 얼굴로 사람을 평가해하지 말라는 정약용의 상론,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워야 한다는 정조 임금의 지족, 이단을 배척하기보다는 감화로 포용해야 한다는 최한기의 논설 등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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